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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일본에서 온 갑작스러운 EMS 국제택배와 마음

by Joy_Tanyo_Kim 2017.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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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 아침 일찍부터 누군가 현관문을 쾅쾅쾅 두드렸어요. 주말에는 그래도 조금 푹 자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덕분에 빨리 일어난 것 같아요. 잠에서 금방 깬 상태가 조금 엉망이라 신랑 등 떠밀어 밖으로 내보냈죠. 문을 열어보니 택배가 왔더군요. 국제 EMS택배라서 받는 사람의 싸인이 꼭 필요했기에 두고 가지 않고 문을 두드렸나봐요. 들어오며 신랑은 [ 초인종 두고 왜 두드려? 문 부서지는줄 알았네~ ] 그러더라고요. 소리가 워낙 커서 놀래긴 놀랬거든요. 대체 택배를 누가 보냈나 싶으면서도 굉장히 설렜어요.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받는 국제택배는 정말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박스를 받아 들고 보낸 사람의 국적과 이름을 확인하며 바로 [ 아~ ]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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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으로 떠난 친구 '하루카'가 보낸 물건입니다. 



EMS 국제택배 일본택배 선물


▲ 일본어가 적힌 택배 박스입니다. 하루카는 뉴질랜드에 머무는 동안 가장 가깝게 지낸 친구인 것 같습니다. 물론 김치를 함께 담그기도 했던 아유미, 마나미와도 친하게 지냈지만 하루카와는 유독 대화를 많이 했었거든요. 어학원 풀타임 수업은 늘 1시에 마치는데 저와 하루카는 파트타임이라 늘 12시에 마쳤었는데 점심시간까지 친구들을 기다리며 늘 매일 1시간씩 서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속에 있는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친구가 떠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선물을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번 한적이 있었는데 그러고 2달이 지났기때문에 사실 저도 까먹고 있었어요. 헌데 이렇게 연락도 없이 EMS로 국제택배를 보냈으니 제가 놀랄만도 하지요. 




▲ 함께 붙어 있었는데 일본의 국제택배 우표같은건가요? 혹시 확실한 정보 아시면 알려주세요. 




▲ 설레는 마음에 잠옷도 갈아입지 않고 박스부터 개봉했답니다. 칼로 조심조심 테입 부분을 자르고 박스를 개봉하니 신문지로 꽁꽁 보호한 모습이 보입니다.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꽁꽁~? 




▲ 신문지를 걷어내니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은 소면과 하리낙스! 




▲ 이것은 고쿠요 '하리낙스'입니다. 하리낙스는 쉽게 말해 심없이 사용가능한 스템플러(호치케스)랍니다. 하루카와 함께 어학원에 다닐 때 하루카의 필통에서 처음 봤었는데 너무 신기했었죠. 심없이 종이를 엮을 수 있으며 망가지지만 않으면 평생도 쓸 수 있으니까요. 이런 제품을 처음 본 제가 굉장히 감탄을 하며 조물딱 거렸었는데 하루카가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나봅니다. 




▲ 일본의 전통 소면이라고 합니다. 사실 한국의 소면과 외관상 특별히 다를 것이 없어 보였지만 일단 아직 맛을 보지 않았으니 기대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무지개색으로 섞여 있는 무지개 소면을 보고 있으니 너무 사랑스러웠지요. 




▲ 밀봉클립을 한묶음 보내줬네요. 뉴질랜드에도 밀봉클립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너무 약해서 잘 부서지더라고요. 아마 하루카도 그 경험이 있어서 이 물건을 보낸 것 같습니다. 다이소에서 샀겠거니 했는데 가격을 보니 무려 900엔이더라고요. 900엔이면 아마 9천원이죠? 흠, 밀봉클립치고는 좋은 것을 보낸것 같습니다. 




▲ 하얀 포장재로 포장이 된 물건을 뜯어보니 예쁜 컵이 나왔습니다. 2가지 문양의 컵이 각각 2개씩 들어가 있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 일본의 그릇이 너무 예뻐서 신혼살림으로 구입했었는데 그 때 쓰던 그릇들과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 정말 좋았어요. 이 컵에는 맑은 물이나 티를 우려 먹어야겠어요. 




▲ 그릇 2개도 함께 들어가 있었습니다. 컵과 세트로 나온 제품인데 너무 사랑스럽네요. 꼭 국화가 예쁘게 핀 것 같은 느낌이네요.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여기에 냉면이나 국수 먹어도 좋을 것 같네요. 




▲ 하리낙스의 포장을 뜯어봤습니다. 아주 작은 크기의 하리낙스는 꼭 장난감처럼 보였어요. 



▲ 이렇게 종이 2장을 겹쳐 놓고 스템플러 찍듯이 콩 찍어주면 화살표 모양의 구멍이 뚫린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사진이 하리낙스를 사용한 종이의 앞면이에요. 



▲ 왼쪽의 사진은 하리낙스를 사용한 종이의 뒷면입니다. 화살표 모양으로 구멍이 뚫리면서 고정이 되었어요. 화살표의 뾰족한 부분이 종이에 딱 걸려서 고정시키더라고요. 오른쪽의 사진은 고정이 된 종이 2장입니다. 손으로 뜯으면 당연히 찢어지겠지만 이 정도면 스템플러로 사용해도 충분히 좋을 것 같네요. 너무 마음에 듭니다. 




▲ 컵을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뒤 커피머신 위에 올려뒀어요. 오늘은 유독 햇살도 좋습니다. 주말이라 기분 좋고, 갑작스럽게 국제택배가 와서 더 기분이 좋고, 날씨까지 좋아서 정말정말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신랑이 아이엘츠 시험을 앞두고 있기에 최근들어 저희는 나들이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답답했었는데 오늘은 가든(정원)에서 부추랑 파에 물만 주러 나가도 행복할 것 같네요 ^^ 





▲ 하루카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연락을 했더니 답장이 이렇게 왔습니다. 일본식 소면 레서피와 사진을 함께 첨부했네요. 늘 바쁘게 살아가는 저희를 생각하는 하루카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하루카는 지금 일본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언젠가 저에게도 일본어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했는데, 꼭 그 약속이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나라도 문화도 다르지만, 저희는 참 마음이 잘 통했답니다. 


하루카가 떠나기 전 제가 한가지 질문을 했었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굉장히 심각하고 민감한 문제인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였죠. 이 곳에 와서 일본인 친구들을 참 많이 만나지만 실제로 이런 질문들은 워낙 조심스러워서 실제로 하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만한 역사가 있기에 일본에 대한 원망과 아픔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는 것이 한국인이지만 실제로 일본인 친구들을 만나면 이들만큼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솔직히 머리가 많이 복잡해지고 마음 한구석에 불편함 감정들이 있었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지금의 일본인들은 그 세대가 아니라고, 정부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한국의 아픔은 너무 컸으니까요. 일본인들을 만날 때는 이 질문을 꼭 하고 싶었지만 늘 하지 못하다가 하루카에게는 이런 질문을 던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가깝다고 생각했기에 물어봤답니다. 하루카는 과거 일본이 한국에게 행했던 나쁜 일들과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이런말을 꺼내자 하루카는 눈물을 글썽이며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아버지 세대, 그 아버지의 세대들이 행한 잘못이지만 그래도 내가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정부의 태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너무 부끄럽기도 하다고.. 이런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나 뿐만이 아니고 생각보다 많이 있고 더 많이 알려지고 있다고.. 다시한번 정말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한 청년의 사과였지만 그 사과가 참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친구로서 고맙기도 했어요. 언젠가 일본 정부의 모습도 변하길 바랍니다. 


여튼, 가격을 살짝 계산해보니 택배비만 6~7만원, 내용물은 대략 5만원 정도 든 것 같은데 하루카가 너무 큰 돈을 쓴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분도 갑작스러운 택배 좋아하시나요? 전 매일 받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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