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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봄이 오는 소리에 부추를 심었어요.

by Joy_Tanyo_Kim 2017.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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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타뇨에요^^ 제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의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는 이제 겨울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답니다. 아직은 겨울의 기세가 꺽이지 않아 많이 추운 편이지만 봄이 슬쩍 슬쩍 머리를 들이 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몸으로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밤이 되면 0~ 1도까지 내려가지만 낮기온은 12도까지 올라가다보니 이제는 정말 봄이 오는가보다 싶습니다.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저도 다시 가든에 눈길을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겨울 내내 다듬지 않아서 풀이 소복하게 돋아난 가든을 조금씩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죠. 


오늘은 부추를 심어 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들여온 부추를 키워서 매년 드시고 계시는 분께 모종을 조금 얻게 되었거든요. 덕분에 저도 올해는 부추전 많이 구워먹을 수 있을것 같아서 벌써부터 설레는 기분으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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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 전구지


▲ 이번에 제가 얻어온 모종입니다. 이 분도 겨울 내내 관리해주지 않고 방치했더니 부추가 너무 막무가내로 자랐다면서 본인 밭을 정리하고 부추를 솎아내면서 제게 몇뿌리를 주셨답니다. 부추의 싹은 어린데 뿌리는 어찌나 튼튼하던지!




▲ 이렇게 뭉치로 몇 뭉치를 주셨답니다. 이 것을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 촘촘하게 심었더니 부추가 튼튼하고 굵게 안자라더라, 한 뿌리씩 뜯어서 20센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심으니까 굵게 자라더라. 심을 때 꼭 그렇게 심어 ] 라고요. 저희 부모님이 아주 오랜세월 농사를 지으셨기에 부추 심는 법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어째 제가 알던 방법과 굉장히 다른 방법이라서 약간 갸우뚱했답니다. 




▲ 하지만 일단 이 분 말씀대로 부추를 한두뿌리씩 뜯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촘촘하게 줄지어서 심어야했던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여긴 뉴질랜드니까! 여기서 농사 오래하신 분의 말씀이니까 뭔가 정말 다른게 있나보다 하는 믿음으로 그대로 실천을 했지요. 




▲ 한국의 흔한 부추 심는 법이 아닌 뉴질랜드 농부 아저씨의 말을 듣고 실천한 부추의 모습입니다. 




▲ 마침 파뿌리를 잘라둔게 있어서 파도 함께 심었습니다. 




▲ 겨울 내내 파가 워낙 더디게 자라서 더이상 잘라먹을 것이 없으면 파를 구입하고 뿌리는 다시 심고 또 크면 잘라 먹고 없으면 구입하고를 반복했답니다. 여름에는 파가 자라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사먹을 일이 없었는데, 겨울에는 확실히 파값이 꽤 듭니다. 여긴 파도 많이 비싼편이거든요. 뭐, 모든 야채가 다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처음에는 [ 뉴질랜드처럼 물 좋고 햇살 좋은 땅에 야채 값이 왜이리 비싸지? 여긴 뿌리기만 하면 다 잘자라는데! ]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수확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군요. 인구가 워낙 적다보니 일손도 적어서 인권비가 굉장히 비싸다고 합니다. 수요가 없으니 물건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거죠. 농사 지어 먹는 것이 정답입니다. 




▲ 금방 심은 부추는 뿌리가 자리를 잡지 못해서 많이 시들시들 힘이 없습니다. 이놈들이 뜨거운 태양빛에 말라죽지 않기를 바라며 매일 아침마다 물을 줘야겠어요. 부추를 심기 전에 이 밭을 호미로 곱게 갈았었는데, 옆집 뚱보 고양이 녀석이 부드러운 흙을 만나 기분이 좋았는지 여기저기 똥을 엄청 누고 덮어놨더라고요. 치우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 곳에 다시 돌아와 볼일을 볼까봐 약간 걱정이 되긴합니다. 제발 접근하지 않기를! 






▲ 가든에 있는 동백나무에 꽃봉우리가 가득합니다. 이제 정말 봄이 오는가보다 싶은 마음에 확신이 드는 것은 아마 이 동백나무때문일 겁니다. 겨울의 끝자락에 꽃이 피기 시작해 봄까지 꽃을 피운다는 동백꽃이 이 곳을 가득 채우는 날이 곧 오겠네요. 




▲ 날씨가 너무 좋아요! 아침 일찍 널어 놓은 빨래가 벌써 다 말랐습니다. 구름 한점 없는 치치의 파란하늘은 정말 너무 예쁜것 같습니다. 엄마와 시어머니에게 밭을 갈아 부추를 심었다고 인증샷을 보냈습니다. 두분 다 곧 연락이 왔었는데요. 하시는 말이 똑같았습니다. 


엄마는 [ 너는 왜 부추를 그렇게 하나씩 심었니? 파는 그렇게 심는게 맞는데 부추는 아니야~ 오밀조밀 촘촘하게 보아서 줄 지어 죽~ 심어야지~ 그렇게 심으면 나중에 베어 먹을 때도 고생하겠다! ] 라고 말씀하시네요. 역시 제가 알던 모습으로 심는게 맞았던 것인가 싶습니다. [ 음.. 나도 아는데 이거 주신 분이 이렇게 해야 부추가 굵게 난다고 꼭 이렇게 하라고 하시길래.. 다시 심을까? ] 라고 물어봤더니 [ 에휴, 뭘 다시 심어~ 저래도 크긴 큰다. 그 사람이 뭘 몰라서 그래~ 부추는 저렇게 심는거 아니야, 다음에는 저렇게 하지마~ ] 라고 말씀하십니다. 



저거 하나씩 떼서 심는다고 완전 고생했는데, 허리도 많이 아픈데... 역시 사람은 소신대로 살아야하나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오전으로 하루를 시작하길 바래요.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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