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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엄마와 언니가 비행기를 놓쳤어요.

by Joy_Tanyo_Kim 201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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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꿈에 그리던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무사히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을 했답니다. 해외여행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무사히 잘 오기만 해도 참 감사할 것 같았는데 말이죠. 무사히 잘 도착을 하긴 했지만 큰 해프닝이 있었답니다. 오늘 오후 3시 25분 치치 공항에 도착예정이었던 가족들이 오클랜드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쳐버린거에요. 오전부터 가족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집안 곳곳을 치우고 정리하고 2층에 올라가 침대 시트부터 이불 커버와 배게 커버까지 싹 새것으로 교체하고 청소기도 신나게 밀며 기다리고 있었죠. 


헌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 헬로우? ] 라고 신랑이 받았더니 다급한 목소리의 언니입니다. 예정대로라면 국내선 비행기 안에 있어야할 사람이 전화가 왔으니 저희도 굉장히 당황했답니다. 상황을 정리해보니 셀프 체크인 기계를 통해 짐은 잘 보냈는데 본인들은 비행기를 놓쳤다는 겁니다. 놓친 정황을 들어보니 티켓에 표시된 게이트까지 가서 비행기 시간을 기다렸는데 시간이 다 되도록 직원이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점점 시간은 가고 초조한 마음에 두번, 세번까지 직원에게 다시 물었지만 [ 지금 태풍이 와서 뉴질랜드의 기상이 좋지않고 또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서 비행기를 바꿔 타야한다, 원래 타려고 했던 비행기는 가고 다른 비행기가 올건데 그걸 타야하니 일단 기다려라 ] 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단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직원의 특별한 전달이 없어서 그제서야 데스크로 가서 확인을 하니 비행기가 이미 떠났다는 겁니다. 알고봤더니 비행기가 바뀌면서 게이트가 바뀌었는데 거기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듣지 못했던거였어요. 



한국에서 뉴질랜드까지 장시간 비행을 통해 이미 피곤으로 온 몸과 정신이 찌들어 있는 상황에 비행기는 놓치고 비는 미친듯이 퍼붓고 둘째는 소리를 지르며 울고 말은 통하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었던거죠. 급한 김에 모르는 외국인을 붙잡고 전화기를 빌려 전화한 것이 바로 그 전화였습니다. 신랑은 그 외국인에게 언니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헬프를 요청했고 언니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음 비행기인 NZ555를 타게 되었답니다. 본인들이 떠나야할 시간이 되자 다른 외국인에게 언니를 인계하고(도움을 주라고) 또 그 사람이 떠날 시간이 되자 다른 사람에게 언니의 상황을 설명하고 또 인계를 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도움을 받아 가족들은 무사히 치치에 도착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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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선 대기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비행기 연착과 놓침으로 인해 결국 4시간을 대기하게 된 가족들은 모두 굉장히 배가 고팠던 것 같습니다. 치치 공항 바로 옆에 있는 카운트다운에 들러 저녁에 먹을 것들을 간단하게 구입을 했어요. 그래봤자 복숭아, 바나나, 과일쥬스 2병, 삼겹살, 닭고기, 오븐구이 닭고기, 둘째 기저귀 정도였지요. 집에 오자마자 아이들은 과일을 먹겠다고 난리여서 과일을 준비하고 바로 밥을 짓고 곧 식사를 했습니다. 간단하게 된장찌개를 끓이고 텃밭에 자란 쌈야채를 뜯어 맛있게 맛이 든 알타리 무김치와 함께 먹었지요. 




▲ 저희가 가족을 데리러 간 시간은 5시 30분입니다. 혹시 몰라 조금 일찍 가서 기다렸어요. 6시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마침 그 시간에 나왔어요. 당황스러울만큼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날씨는 정말 좋았답니다. 




▲ 이 곳에서 국내선 짐을 찾습니다. 가족들의 짐이 비행기로 먼저 왔다보니 사실 이걸 찾는 것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안에서 찾아서 나와야하는거면 언니가 알아서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짐 찾는 곳이 밖에 있었어요. 




▲ 도착시간 20분 전부터 이 곳만 바라보고 서있었답니다. 장시간 고생을 했을 가족을 생각하면 짠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 그리웠던 엄마와 언니를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사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마음이 이렇지 않았는데.. 이 문 앞에 서서 먼저 나온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감동의 재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 마음도 더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뒤 저희 가족들이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내 아들처럼 키우고 애정을 줬던 사랑하는 첫째조카를 갈비뼈가 부러질듯 안아주고 뽀뽀를 한다음 엄마를 꼭 껴안았어요. [ 엄마,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너무 반가워 ] 그렇게 볼에 입을 맞추고 [ 엄마, 피곤하지? 빨리 집에 가서 밥먹자 ] 라고 말하며 공항을 나섰답니다. 



 

▲ 차에 모두가 함께 착석을 했어요. 아이들을 위해 중고로 구입한 어린이용 카시트 두개를 설치하고 앞자리에는 저희 부부, 중간 자리에는 언니와 둘째, 끝자리에는 엄마와 첫째가 탔습니다. 다들 피곤함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함에 참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그건 그렇고 집에 와보니 순식간에 지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이 나이의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이 이렇게 감당못할만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어요. 밥 먹이는 것부터 소리지르고 뛰고 정신없고 흘리고 던지고... 아이들 손이 닿이는 지점의 대부분의 물건들을 순식간에 하나씩 높은 곳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달 동안 어떻게 지낼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아요. [ 언니야.. 맨날 이렇게 살아? ] 라고 물으니 [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 라고 대답을 하네요. 하하하 ^^;; 한달간 저희 잘 지낼 수 있겠죠? 아직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인 저희에게는 아주 좋은 육아체험이 될 것 같기는 하네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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