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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by Joy_Tanyo_Kim 2018.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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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언니, 조카들이 한국으로 돌아간지 벌써 일주일이 다되갑니다. 이야, 시간 참 빠르네요. 치치 공항에 도착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주어졌던 한 달이 다 지나가고 가족들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갔으니 말이죠. 2월의 마지막 날에 출국한 언니는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아이들 어린이집 보낼 준비에 정신이 없어 보였고 엄마 또한 3월의 첫날부터 다시 근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모두들 각자의 자리로 잘만 돌아갔는데, 저는 지난 일주일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어요. 벌써 너무너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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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과 함께 뉴질랜드에 도착했던 언니는 태풍과 함께 돌아갔습니다. 오던 날에도 비바람이 굉장히 거셌는데 가는 날에도 비가 끊이지 않았어요. 




▲ 떠나기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언니와 함께 짐을 쌌답니다. 이 곳에 지낸 한달동안 생각보다 짐이 많이 늘어났어요. 여기 K마트 아이들 옷이 워낙 저렴하고 질도 꽤 괜찮아서 언니가 깜짝 놀래며 많이 구입을 했거든요. 확실히 한국에 비하면 아이들 제품은 많이 저렴한 것 같았어요. 


짐싸는 것을 도우면서도 마음이 참 서글펐습니다. [ 언니야, 이 짐 다 들고 엄마랑 애들 데리고 어떻게 다시 가냐.. ] 사실 엄마가 이 곳에 오셔서 팔과 어깨를 좀 다치셨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챙기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제 눈에는 애들한테 기 빨려서 말라 비틀어진 듯이 보이는 언니가 안쓰러울 수 밖에 없었답니다. 마지막 날 밤에는 밤새 이야기하고 놀자고 약속했었지만, 둘 다 너무 피곤해서 결국 잠을 청했답니다. 




▲ 다음날 새벽에 갈 채비를 마치고 아이들을 깨워서 옷을 입혔습니다. 3살 둘째는 생각보다 씩씩하게 엄마와 문을 나섰지만, 첫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답니다 ^^;; 아무래도 너무 이른 새벽에 깨워서 잠이 많이 왔던 것 같아요. 이 곳에 지내는 동안 아침마다 종종 마셨던 초코우유를 한 잔 손에 쥐어주니 조금 진정이 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우리 예쁜 첫조카 똥똥이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참 울컥 울컥했어요. 




▲ 비가오는 새벽의 치치는 참 춥습니다. 어차피 에어뉴질랜드 비행기 안이 꽤 쌀쌀한 편이라 처음부터 한국 계절에 맞는 옷으로 모두 입고 출발했어요. 공항에 도착하고 모두 체크인을 하러 갑니다. 




▲ 언니는 에어뉴질랜드를 타고 크라이스트처치 - 오클랜드 - 오사카에 도착하고 다시 아시아나를 타고 인천으로 갔습니다. 치치공항에는 셀프 체크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답니다. 여권을 스캔하고 정보를 입력하면 티켓과 바코드(정확하 이름을 모르겠네요) 발권됩니다. 




▲ 바코드가 있는 종이를 캐리어에 잘 붙였습니다. 처음에는 저거 붙이는 방법도 잘 몰라서 버벅거렸는데, 데리고 있던 홈스테이 아이들을 워낙 많이 공항으로 배웅하다보니 이제는 아주 잘합니다. 




▲ 그리고 짐을 보내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 이 곳에서 직원에게 짐의 무게를 체크받고 통과하면 짐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직원마다 상황마다 조금 다른 것 같던데 짐을 아예 검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떨 때는 무게 체크도 하고 가끔 여권체크까지 하더라고요. 


저희는 이번에 엄마가 대표로 여권검사를 받았습니다. 짐에 붙은 바코드 라벨의 정보과 여권정보를 대조하더라고요. 에어뉴질랜드의 수하물은 23kg을 넘기면 안됩니다. 




▲ 기내용 캐리어만큼 작은 우리 둘째 조카녀석이 이모부가 짐 부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 그리고 2층 국내선 게이트로 들어 갔답니다. 아이들을 하나씩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뽀뽀도 하고 언니도 끌어안고 조심히 가라고 배웅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를 꼭 끌어안고 정말 정말 사랑한다고,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미안하다고, 엄마 너무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답니다. 이쪽 저쪽 볼에 돌아가며 뽀뽀를 했지요. 그렇게 눈물이 나고 울음이 터져서 결국 엄마도 저도 참 많이 울었답니다. 떠나가는 가족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까지 지켜보고 또 손을 흔들며 서있었어요.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은 진정을 했었는데, 집으로 돌아오자 감정이 제어가 되질 않았어요. 지난 한달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언니와 엄마의 목소리와 엄마 하모니카 소리로 온 집안이 조용한 순간이 없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적막이 흐르는 듯 조용해진 집에 돌아오니 [ 아, 정말 돌아갔구나. 진짜 모두 갔구나 ] 라는 것이 실감이 나서 눈물이 그냥 줄줄 흐르더라고요. 


주방으로 들어가니 엄마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끓여드시다가 남은 된장찌개와 누룽지 숭늉이 있었어요. 먹다 남은 된장찌개를 봐도.. 새벽에 조카가 마시다가 남긴 초코우유를 봐도 눈물이 났어요. 집안 구석구석 모든 자리에 가족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제 눈물을 숨길만한 장소가 없더라고요. 청소를 하려고 2층에 올라갔다가 엄마가 주무시던 침대 위에서 엄마가 쓰시던 배게와 이불을 끌어안고 그렇게 많이 울었답니다. 그때까지 남아있던 엄마의 향기가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후회가 찾아오더라고요. [ 엄마랑 하루라도 같이 잘걸, 같이 밤새 수다 떨며 놀아볼걸.. ] 막상 이렇게 마음 먹었었지만 실제로 지내는 동안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어요. 글을 적으니 또 눈물이 납니다. 하하 


위의 사진은 언니가 남기고 간 아이들의 흔적이에요. 뉴질랜드로 올 때 혹시나 아이들이 아플까봐 다양하게 약을 처방받아 왔더라고요. 아무래도 뉴질랜드 의료시스템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아이들 기본적인 약은 알아서 챙기라고 했었거든요. 정말 다행히도 한번도 이 약을 사용할 일이 없었어요. 두 아이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돌아가서 참 감사했지만 약값이 조금 아깝긴 하네요. 하지만 덕분에 제가 잘 헹궈서 사용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수영장에 갈 때 샴푸 린스를 담아갔어요. 아이들 물약통은 참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 같아요. 



한국시간으로 밤 10시, 뉴질랜드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언니는 오클랜드 공항에서 한번, 오사카에서 한번 영상통화를 걸어왔습니다. 영상통화를 받으면서도 참 많이 울어서 조카들이 아마 울보라고 속으로 놀렸을 것 같아요 ^^;; 하필 평창올림픽 기간에 인천에 도착을 해서 대구로 가는 KTX 노선이 없다는 말에 언니는 서울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대구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래도 가는 길에는 무사히 잘 도착을 해서 참 다행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지난 15개월의 시간동안 이렇게 그리움이 크진 않았는데, 사람 욕심이 이런가봐요. 한번 보고 나니까 더 그립고 더 보고싶습니다. 이 그리움이 사그라들기 전에 제가 한국으로 한번 가야겠어요 ^^


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시댁가족들에 이어 친정가족들까지 뉴질랜드로 와서 그 기간동안 제가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답니다. 아마 한동안은 그 기간동안의 이야기를 글로 적을 것 같아요. 모두들 잘 지내시나요? 한국은 이제 꽃샘추위 기간일텐데, 모두들 막바지 추위 잘 견디시고 봄 맞이 잘 하실 바래요. 좋은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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