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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삶나눔

남편이 차려준 생일맞이 만찬

by Joy_Tanyo_Kim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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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전날 고기 만찬

신랑은 장작에 불을 지피고 숯을 만들어 숯불에 고기를 구웠다. 내 생일을 핑계로 전날 고기를 굽고 당일에 고기를 또 구웠다. 새벽일로 많이 피곤한 가운데 최선을 다해준 신랑에게 감사. 

 

 

첫날 소박하게 삼겹살과 소고기를 각각 500g씩 준비했다. 우린 3명이니까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다. 좀 많은 건가. 그래도 성인이니까?

 

 

돼지 목등심은 덩어리를 구입해서 2센티 두께로 잘랐다. 이렇게 구우면 돼지 목등심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정말 맛있어서 녹는다. 

 

 

다음날 아침, 코 끝에서 느껴지는 진한 꽃 향기에 잠이 깼다. 눈을 뜨니 눈앞에 예쁜 꽃다발과 신랑의 얼굴이 있었다. 완전 코 앞에! 그리고 신랑 휴대폰에서는 사랑스러운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깜짝 놀람과 동시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손을 흔들며 잘 잤냐고,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신랑에게 너무 고마웠다. 나는 참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내가 참 행복을 누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잠든 새벽 내내 힘들게 일하고 아침 퇴근길에 꽃을 사 오다니... 포장도 되지 않은 그냥 국화 한 다발이었지만, 내 생애 가장 멋진 꽃다발이었다. 

 

 

'여보, 근데 왜 흰 국화야? 이쁘긴 이쁜데..  나 침대에 누운 채로 내 위에 이 꽃 올려두니 약간 장례식 느낌ㅎㅎ' 

'아침에 너무 일찍이라 꽃집 문 연 곳이 없더라ㅎㅎ 그래서 마트 꽃 코너에 남은 꽃 중에 가장 예쁜 걸로 샀어~'

 

이쁜 우리 신랑. 마음씨가 참 곱다. 꽃은 줄기를 곱게 잘라 꽃병에 꽂았다. 시들지 말라고 직사광선 들어오지 않는 거실에 두고 물도 매일 갈아주는 중이다. 신랑의 마음이 진하게 녹아들었는지 10일이 지난 지금도 꽃은 싱싱히다. 

 

 

그리고 생일 당일에 다시 고기를 먹었다. 마침 브리스코스에서 50% 할인을 한다고 해서 신랑이 노래를 부르던 무쇠 팬을 구입했는데 이날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다. 

 

신랑은 꽃등심 스테이크를 야무지게 구웠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보카도와 연어를 양껏 준비했다. 내 생일이니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으로 잔뜩 먹기.

 

 

오랜만에 끓인 들깨 미역국도 꿀맛.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고 딱 미역과 들깨만 들어갔다. 사실 나는 고기나 해산물 등이 들어간 미역국 말고 그냥 미역만 들어간 미역국을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해산물을 거의 먹지 못하는 신랑과 살다 보니 집에서 미역국을 먹을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 신랑이 끓여주는 미역국은 기대하지 않는다. 내가 맛있게 끓이면 된다. 

 

 

고기를 굽다가 발견한 건데 부탄가스가 한국 제품이었다. 저 이마트는 내가 아는 그 이마트가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후 마트에 갈 때마다 부탄가스 코너를 구경했다. 이것도 한국 제품인가? 

 

그렇다. 모두 한국 제품이었다. 알고 보니 세계 부탄가스의 약 90%를 한국에서 만든다고 한다. 한국이 부탄가스 강국인 것은 처음 알았다. 

 

 

'여보, 여기 이 부탄가스들이 전부다 메이드 인 코리아야!' 자랑스러운 듯 사진을 찍으며 말하니 신랑이 말했다. 

'국뽕에 젖지 마라' 힛,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뭔가 한국이 잘하는 건 괜히 좋다. 사람들이 삼성 이야기하면 귀가 쫑긋거리는 것처럼? 

 

 

어쨌든 신나는 생일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이틀 연달아 고기를 잔뜩 먹었더니 속이 영 더부룩했다. 하지만 기분은 너무너무 좋았다. 플메 제이미가 선물해준 모자와 가방도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요즘 유행한다는 FILA 모자와 메종 키츠네 에코백인데 사실 받는 순간까지도 저 가방이 뭔지 몰랐다. 아는 브랜드가 없어서... ^^;; 어쨌든 잘 쓰겠다. 함께 사는 두 남자 덕에 행복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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