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첫째 조카를 위해 만들었던 기저귀케이크 만들기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오늘은 그에 이어 두번째 기저귀케이크 만들기입니다. 첫째 조카는 언니의 아들이었고 둘째 조카는 오빠의 딸입니다. 언니 오빠가 하나 둘씩 아이를 가지고 낳아서 이렇게 키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왠지 이상합니다. 촌에서 들로 산으로, 강과 계곡으로 뛰어다니며 놀던 때가 그저께 같은데 벌써 저희는 어른이 되었네요.
여튼, 오늘 기저귀 케이크 만들기에 대해서 복습을 해봅시다. 지난번에 만들었던 기저귀 케이크과 다른 점이 있다면 리본의 색깔입니다. 지난번에는 아들이라 파란색 리본을 사용했지만 오늘은 딸이라서 분홍색을 사용했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파란색이 더 예쁘지만, 딸은 분홍으로 하고 아들은 파랑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니 일단 그렇게 만들어봤습니다.
▲ 기저귀 케이크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역시 기저귀입니다. 그래도 우리 조카에게 선물할 것이니 가장 좋다는 하기스! 사실 아직 아기 키워본 적이 없어서 하기스 말고 다른 브랜드는 잘 모릅니다^^;; 하기스 굉장히 비싸더군요! 저는 넉넉하게 3봉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큰 묶음이라서 2봉지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지만 나머지 1봉지는 그냥 같이 주려고 넉넉히 샀답니다.
▲ 기저귀 케이크 재료 : 기저귀 넉넉하게, 투명 테이프, 투명 빵봉투, 키친타올 심지, 박스 또는 캔박스 자투리
▲ 이게 뭔지 아시겠습니까? 동그란 자국이 보이는데 저 자국은 사이다 캔에 눌린 자국이랍니다. 슈퍼에 가서 캔사이다 포장재를 얻어왔답니다. 두꺼운 종이가 필요했는데 이 종이는 기저귀 케이크의 밑판으로 쓰입니다. 가장 좋은 밑판은 진짜 케익 전용으로 나오는 밑판인데 구입하려면 돈이 들지요.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서 저는 그냥 캔박스를 재활용 했는데 보다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고 싶으시다면 케익 밑판을 구입해서 사용하시면 된답니다. 캔박스 외에도 하드보드지, 종이박스 등으로 잘라서 사용이 가능하답니다. 가위로 제가 원하는 크기로 동그랗게 잘라줬어요.
▲ 밑판이 준비되었다면 키친타올 심지를 준비해주세요. 저는 대형 사이즈의 기저귀 케이크를 만들거에요. 기저귀 케이크의 사이즈는 밑판의 크기에 따라서 정해진답니다. 작은 케이크를 원하신다면 밑판을 작게 만들어주세요.
▲ 투명 테이프를 사용해서 꼼꼼하게 붙여 줬어요. 글루건을 사용하시면 조금 더 단단하게 고정이 되겠지요? 저는 일단 있는게 테이프라 테이프로 여러번 붙여 고정시켰답니다.
▲ 짠, 이렇게 고정이 된 밑판과 심지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저귀 케이크의 기본틀이 완성이 된겁니다.
▲ 준비한 빵봉투에 기저귀를 하나씩 집어 넣어서 돌돌 말아서 테이프로 고정했답니다. 기저귀의 무늬가 예뻐서 더 앙증맞은 것 같네요. 저는 업소용 OPP빵봉투 중간 사이즈를 사용했어요. 베이글 포장 크기의 빵봉투입니다.
▲ 이제 하나씩 붙이면 됩니다. 기둥 역활을 하는 키친타올 심지에 기저귀를 하나씩 붙여주세요. 혼자서 손을 쓴다는게 살짝 버거울 수도 있지만 조금만 애를 쓰시면 한손으로 기저귀 5~ 6개를 잡아 고정하고 한손으로 테이프를 떼서 다다닥 붙일 수 있답니다. 기저귀 하나씩 붙이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이 단축된답니다.
만약에 두 분이서 작업을 하신다면 한분은 여러개의 기저귀를 심지에 둘러주시고 다른 한 분은 테이프를 쭉 둘러주시면 되겠지요.
▲ 총 4단 케이크를 만들건데 가장 하단에 대략 60개 정도의 기저귀를 사용했답니다. 정말 대형이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밑판을 작게 만들면 케이크의 사이즈도 작아지고 기저귀도 적게 든답니다.
▲ 두번째 단에는 대략 40개 정도의 기저귀를 사용했답니다. 고정을 위해서 테이프를 잘 둘러주셔야 합니다.
▲ 2번째 단까지 완성이 되었어요. 생각보다 굉장히 묵직합니다.
▲ 이제 완성이 된 모습입니다. 3번째 단에는 대략 20개 정도의 기저귀가 사용 되었고 가장 위의 4번째 단에는 기저귀 두개를 겹쳐서 약간 뚱뚱하게 말아줬습니다. 뚱뚱하게 말아서 준비한 기저귀를 가장 위 쪽에 고정 시켜주니 이제 기저귀 케이크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총 120개 정도의 기저귀를 사용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하기스 기저귀가 1봉지에 75개가 들어있었으니 2봉지를 다 쓰지는 못했답니다. 남은 기저귀는 봉투에 담아 따로 전달을 하면 되겠지요. 건강한 아기답게 잘 먹고 잘 싸길 바라며 만든 초특급 대형 기저귀 케이크입니다. 이제 겉을 장식만 하면 됩니다.
▲ 포장재 전문점에서 구입했던 분홍색 리본과 하얀색 리본을 섞어서 장식을 했어요. 가장 위 쪽의 뚱뚱한 기저귀에는 큰 리본을 묶어주시면 포인트가 되고 예쁘답니다. 조카님 드리려고 구입해놓은 토끼인형 함께 달아줬어요. 진주 시침핀으로 고정했답니다.
▲ 큰 리본은 두개, 작은 리본 서너개 만들어서 함께 장식했고 아기들에게 가장 많이 필요한 거즈 손수건으로 리본을 만들어 함께 장식했어요. 손에 잡고 물고 빠는 놀이도구도 함께 달아줬어요. 정확한 명칭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 작은 인형 친구들을 함께 달아서 허전한 부분을들 채워줬어요. 애착인형을 얹어서 장식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예쁜 공주님이 앉은 모습이에요. 분홍색 옷에 모자까지 쓰고 오니 정말 너무 깜찍했어요. 백일잔치 밖에서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 집의 아이들은 여태 다들 집에서만 했네요. 언니도 오빠도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소소하게 준비하고 식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에요. 친정 엄마 댁에서 백일잔치를 했는데 집에 있는 큰 상에다가 흰 천 씌워서 리본달고 백일떡, 과일류, 꼬까신, 기저귀케이크, 아기의자, 작은 현수막, 가랜드, 꽃 준비해서 가족들만의 작은 파티를 열었어요.
▲ 지난 백일간 건강하게 잘 자라준 우리 조카님 너무 고맙고 잘 키워가는 오빠와 새언니에게도 응원과 감사를 전해요. 뉴질랜드로 떠나오기 전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이 시간들을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되었네요. 와, 글을 쓰다보니 엄마가 또 많이 보고 싶고 엄마 집에서 먹던 된장찌개가 금새 그리워집니다. 히히 그래도 올 12월에는 잠시라도 한국에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요즘은 견딜만합니다. 한국가면 엄마랑 데이트 매일 하고 싶어요.
오늘 캐나다에 있는 가까운 동생과 연락을 했었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동생이 문득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 언니,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이 들어. 여기 너무 좋아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나를 가장 잘 알고 내 편인 사람들이 없으니까.. 가족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까지 와서 있나 싶어. 지금 지나가는 이 시간들을 그 사람들과 못 보내는 거잖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 라고요. 동생의 말이 굉장히 공감이 되고 마음에 와닿았어요. 사실 제 마음도 같거든요. 이제 결혼을 했고 신랑의 뜻과 계획이 있으며 신랑의 계획은 이제 저의 계획이기도 하기에 이 곳에 함께 살고 있지만.. 사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요. 뉴질랜드는 정말 좋아요. 정말 좋지만, 그 좋은 것들이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마음 먹습니다. [ 영어 진짜 열심히 해서 신랑은 내년에 꼭 대학가고 나는 원어민과의 대화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만큼 잘해내자! ] 라고요. 30대에 갖춰진 직장, 환경 모두 포기하고 워홀로 이 먼 땅까지 떠나왔는데 영어 하나 쯤은 끝을 봐야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
올해 8월부터 영주권과 워크비자 등 많은 부분의 법들이 바뀌게 되었어요. 이민 세미나에도 갔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좋게 바뀌는 법들이 많아서 사실 굉장히 불리해진 상황이지만, 그래도 신랑이 계획하는 것이 있고 그 계획 가운데 믿음이 있기에 오늘도 힘내봅니다. 영주권을 받게되면 언젠가 뉴질랜드에서 6개월, 한국에서 6개월씩 사는게 꿈입니다. 하하^^ 지금 저희 형편에는 말도 안되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니 저는 오늘도 꿈을 꾼답니다. 앗, 벌써 저녁 5시 30분이네요. 이제 저는 또 밥을 하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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